도둑처럼 찾아온 익숙함
- 작성자 : TAEWAN
- 26-05-16 20:27
가끔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으로 들어가 보려고 합니다. 조용히 하늘과 밤을 밝히는 모닥불 앞에 있으면 그 온기만큼이나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평소 들리지 않던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 마음에 평화가 찾아옵니다. 하지만 이런 캠핑도 잠깐 다녀오니 이런 기분을 느낍니다. 한 이틀은 즐거운 마음으로 캠핑을 즐기지만, 며칠 지나고 보면 여간 불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불편함으로 인해 즐기던 자연의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되고, 불멍을 위해 즐기던 모닥불은 노동이 되기 시작합니다. 우리의 뇌와 감각은 쉽게 무뎌지고, 익숙함에 소중한 것을 잃어버립니다.
비단 캠핑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일상의 삶 속에서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반복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피곤한 길에 운전하며 직장을 가야 하고, 도넛 반죽을 하면서 늘 하던 대로 음악이나 설교를 들으며 하루를 보냅니다. 누가 부르면 급히 나가고,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으면 꾸역꾸역하다 지쳐 이내 잠들고 맙니다.
익숙함이란 무조건 나쁜 게 아닙니다. 익숙해지려고 많은 사람들이 노력합니다. 새롭게 배우는 기술이 있다면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 연습해야 하고, 먼 길을 가야 하면 그 길에 익숙해져야 하고, 공부하는 사람은 지루한 공부가 역시 익숙해져야 합니다. 익숙해지지 않으면 매 순간 흐르는 시간이 무거운 짐으로 마음과 생각을 짓누르게 됩니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하게 되는 능력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익숙함이 도둑처럼 몰래 찾아와 우리에게 소중한 것을 뺏어갑니다. 캠핑장에서 익숙해질 때 아름다운 자연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처럼, 내가 늘 만나는 사람, 내가 늘 드리는 예배가 얼마나 소중한지 잊어버리게 됩니다. 예배에 익숙하다는 표현이 좋은 표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에 감동이 사라진 상태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은혜를 부어주시고, 말씀하시는데 우리 귀에 들리지도 않게 됩니다.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한다는 것은 신자가 순교 직전에도 고백하는 위대한 고백이 될 수 있는데도 우리는 암송대회에 나간 것처럼 그냥 외우고 맙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감사할 일들이 너무 많은데, 그 감사는 익숙함에 묻히고 절대 익숙해지지 않는 짜증과 불만들이 항상 우리를 새롭게 깨웁니다. 우리의 영혼은 점점 메말라가고 결국에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누릴 수 있는 풍요로움 속에서 빈곤한 삶을 살게 됩니다. 익숙함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익숙한 삶을 걷어내야 합니다. 의도적으로 감사를 찾고, 의도적으로 하늘을 보고, 의도적으로 예배 시간 드리는 경배와 찬양에 힘을 다해 목소리로 불러보고, 의도적으로 오늘 주실 말씀을 찾아, 의도적으로 삶에 적용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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