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을 쓰는 이유
- 작성자 : TAEWAN
- 26-05-02 21:36
저는 목회 칼럼을 쉽게 쓰는 편입니다. 쓸 때는 쉽게 씁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한문으로 된 고상한 단어들을 사전에서 찾아 쓰곤 했는데, 한국을 떠난 지 오래된 분들에게는 이런 단어들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 최대한 풀어서 쓰기에 오히려 글쓰기가 편합니다. 문제는 글제를 정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립니다. 뭘 쓸지의 고민이 실제 쓰는 것보다 더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어디를 다니거나, 일을 하다가, 책을 읽다가 갑자기 글제가 생각날 때는 얼른 키워드를 메모해 두는 편입니다. 안 쓴다고 뭐라 할 사람이 없는데 억지로라도 글을 쓰는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교우들과 소통하기 위함입니다. 저의 일상의 삶을 최대한 설교 주제와 맞게 이야기하려 합니다. 개인 이야기에 불편한 사람도 있겠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교우가 리더로 여기는 목사의 삶을 듣고 알아가는 것은 설교를 듣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때에 따라 저의 자랑으로 들리기도 하고, 불평으로 들리기도 하지만,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읽는 사람의 해석이 달라지겠죠. 그것도 알아가는 하나의 방편이 된다고 봅니다.
둘째는 저를 위해서 글을 씁니다. 글은 한번 안 쓰면 나중에 쓰는 법을 잃어버립니다. 반대로 자꾸 쓰면 글 쓰는 일이 조금 쉬워집니다. 물론 탁월한 문체를 쓰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매일 글을 조금씩 쓰는 것은 뇌 훈련에도 좋고, 자신을 돌아보는 데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조금씩 일기를 써보세요.
세 번째는 나눔을 위해서입니다. 교회 웹사이트에 현재까지 쓴 칼럼이 425개가 있습니다. 1년 52주로 나눠보니 8년 이상 쓴 겁니다. 그 안에는 목회에 대한 고민도 있고, 인생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 이 글을 보고 교회를 찾거나 등록한 사람이 있고, 어떤 분은 한날 앉아서 다 읽어봤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주보를 다른 사람에게 건네도, 칼럼이 없으면 사실 볼 게 없습니다. 그래서 주보가 없거나, 예배 순서와 광고만 있는 주보를 사용하는 교회도 적지 않습니다. 제가 사랑하며 섬겼던 울산교회의 주보는 소책자였습니다. 목사님의 칼럼뿐만 아니라 잡지처럼 사역 이야기, 선교사들의 편지, 사진등이 담긴 주보와 매 주일 설교 테이프를 몇 번씩 들으며 직접 타이핑해서 만든 ‘기쁜소식지’를 발간했습니다. 그러면 전도팀이 곳곳에 가서 전달했었습니다. 사실 저도 주보를 한 장 더 넣어서 더 다양한 소식이 들어간 주보를 만들고 싶긴 합니다. 저의 이야기만 아니라, 교우들의 소중한 삶의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요? 편집실에서 일을 하다 보니, 원고 받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선뜻 시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우리 교회 성도님들은 목회 칼럼을 거의 다 읽는 편이기에, 주보가 서로를 이어주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계속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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