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공간 인간
- 작성자 : TAEWAN
- 26-04-12 09:22
한문으로 표시하면 '시간(時間)', '공간(空間)', '인간(人間)'. 모두 사이 간(間)을 씁니다.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 ‘사이“의 흐름이고, 공간은 물질과 물질 ’사이‘의 비어있는 상태이고, 인간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한다는 말입니다. ’사이‘가 존재한다는 말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고등학교 물리 선생님이 아이작 뉴톤(Isaac Newton)의 만유인력의 법칙을 이야기하면서 태양 주변으로 행성이 움직이는 모습처럼 사람의 관계도 그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기억하는 것을 보면 그 말이 어린 학생의 마음에 와닿았다는 뜻이겠죠? 태양 주변으로 지구가 돌면 밖으로 튀어 나가려 하는 원심력이 있고, 태양과 지구는 무거운 질량이 있으니 서로 끌어당기는 중력의 힘이 있는데, 이 두 힘이 아름답게 균형을 이루기에 거리를 유지하는 거라고 말합니다. 어느 한쪽의 힘이 더 세면 밖으로 떨어져 나가거나, 아니면 충돌하게 되는 대재앙이 일어납니다.
선생님은 사람의 관계도 마찬가지라고 하시면서 이다음에 너희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결혼하게 되면 이 법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사이가 좋다고 너무 끌어당겨서도 안 되고, 무관심해서도 안 된다고 해주셨습니다. 무관심하면 튕겨 나갈 것이고, 거리를 좁히면 충돌하게 되는 대재앙이 일어난다고 하셨습니다. 사랑을 꿈꾸는 어린 청소년의 귀에는 한마디 한마디가 소중하게 들렸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선생님 삶의 순수한 회고였나 싶습니다. 살아보니 균형을 이룬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것을 체감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참 중요한 사실 하나는 모든 관계에는 ’사이‘가 존재해야 합니다. 아무리 어린아이라고 해도 부모가 자녀의 삶에 지나치게 관여하는 것도, 부부 사이에서도 거리를 지나치게 좁히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자연 속에 있는 법칙처럼 관계에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께서 사랑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신 것은 이 거리를 넘어서신 것이고, 태양이 지구에 충돌하듯 인간에게는 대재앙으로 임하신 것입니다. 빛이 어둠에 왔으니, 어둠은 충격을 받고 물러나고, 그 충격은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의 전조였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는 심판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태양을 품는 은혜가 됩니다. 빛 가운데서 자신의 어둠을 발견하고, 빛으로 나아가는 자는 내가 전혀 갈 수 없는 엄청난 ’사이‘를 단번에 뛰어넘는 은혜를 누리게 됩니다. 도무지 다가갈 수 없는 하나님의 얼굴을 본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말할 수 없는 은혜입니다. 태양의 힘에서 벗어나 우주의 암흑 속으로 빨려 나가듯,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은혜와는 너무나 먼 영원한 거리 속에서 고통당하며 울고 이를 갈 지옥의 삶에서 영원한 부활의 생명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