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 작성자 : 신현우목사
- 25-09-13 10:47
브레이크
교회에서 휴가를 얻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콜로라도에 있는 타오스(Taos)라는 조그마한 마을에 가서 아내와 함께 쉼의 시간을 보내려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다듬어지지 않는 불안한 마음에 그냥 집에서 그동안 잔뜩 밀린 프로젝트들을 하면서, 가끔 저녁에 나만의 아지트를 찾아다니면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새벽에 들어오곤 했습니다. 휴가 덕분에 큰 아들이 섬기는 한우리교회에서 함께 예배드리는 안식을 얻었고, 즐거운 할아버지 노릇을 했었습니다.
하루는 Decaur에 있는 Black Creek에 다녀오는데 브레이크를 밟을 때 조금씩 소음이 나더니 댈러스를 다녀올 때는 소리가 제법 심해서 인근에 있는 정비소에 갔었습니다. 브레이크 패드가 다 되었다 싶었는데, 없는 상태로 너무 많이 달려서 드럼까지 다 바꿔야 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한국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빨리 정비했었으면 될 것을 미루다가 큰돈이 들었습니다.
목사이다 보니 아무것에나 묵상하는 버릇이 있는데, 정비소에 차를 맡기고 집에 걸어오는 길에 문득 나의 브레이크는 괜찮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의 속도를 제어하고 통제하려면 우리도 수없이 브레이크를 밟습니다. 참아야 하고 견뎌야 하고, 천천히 속도를 늦춰서 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감정이 소모되고 마르게 됩니다. 그럴 때 참지 못하고 쉽게 짜증이 나는 마치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 나는 소리와 같은 잡음들이 발생합니다.
모든 것들이 다 그렇지만 미리미리 유지보수를 하지 않으면 때가 될 때 더 큰 비용이 발생합니다. 건강을 챙겨야지, 음식을 잘 먹어야지, 운동을 해야지, 성경을 더 읽어야지, 기도해야지 등등 “해야지”하는 일들이 많은데, 늘 바쁘다는 핑계로 주저하다 결정적인 순간에 건강을 잃고, 영성을 잃어서 회복하는데 막대한 비용을 지급하면서 우리는 줄곧 후회라는 것을 하게 됩니다.
삶은 산을 넘는 것과 같습니다. 한 고개를 넘으면 잠시 개울을 지나고 평지를 걷다 또 한 고개를 넘어가야 합니다. 내 마음이 잘 다스려져 있지 않으면 우리의 마음은 온갖 잡음을 내면서 억지로 그 고개들을 힘겹게 나가게 됩니다. 차에서 나는 소리를 미리 들어서 주의를 해야 하는 것처럼,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휴식을 영어로 브레이크라고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브레이크가 고장이 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의 브레이크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서 오히려 유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주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나는 괜찮나? 마음의 가장 쓴 소리가 무엇인가 귀를 기울이면서 마음의 정비를 어떻게 받을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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