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감사/거룩/감동의 삶을 사는
행복한 십자가 공동체

다시 찍어봅니다

  • 작성자 : TAEWAN
  • 25-12-06 12:29

이전에 한인교회에서 사역할 때, 한때 스튜디오에서 일을 했던 교역자가 교회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 나도 배우고 싶다고 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중급사용자를 위한 사진기와 렌즈를 하나씩 구입해 함께 교회 사진을 찍곤 했었습니다. 요즘엔 셀폰의 사진기가 워낙 좋아서 무거운 사진기가 불필요하단 생각이 듭니다만 그래도 광학렌즈로 바라본 세상의 풍경은 그 느낌이 셀폰과 다릅니다. 얼마 전부터 교회를 담는 사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Nikon Zfc 카메라를 하나 더 구매했었습니다. 가지고 있던 카메라가 벌써 20년이 넘어서 최신 카메라의 성능을 따라잡을 수가 없습니다.

때론 좋은 사진 한 장이 많은 이야기보다 훨씬 좋을 때가 있습니다.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간절히 하나님께 나아가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사진 한 장을 위해서 저널리스트는 전쟁터에 나가기도 하고, 숲의 아름다운 장면을 찍으려고 산속에서 며칠씩 잠을 자는 작가들도 있습니다. 미디어 홍수 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교회를 잘 알리는 사진과 영상이 필요하단 생각에 다시 카메라를 들고 죽었던 감각을 깨워보는 중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카메라는 늘 옆에 있는 카메라라고 합니다. 요즘은 교회 올 때에 가방에 넣고 다닙니다. 좋은 순간을 보면 사진으로 담으려 하고, 지난주 추수감사절에 사진을 찍었던 것처럼, 1년에 한 차례 이상은 가족사진이든, 개인 사진이든 꼭 찍어드리려고 합니다. 어르신들은 젊은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마지막에 대한 준비를 항상 마음에 두고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영정사진입니다.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영정사진”으로 따로 찍기가 어려운 사진입니다. 그래서 교우들 한 분 한 분이 공동체에 두고두고 기억되는 존재가 되시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행사 때마다 찍어드립니다.

천국에 앨범이 있다면 세상에 아기로 태어나 평생 살았던 우리의 삶이 그대로 있지 않을까요? 기억하고 싶은 순간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순간까지도 담겨 있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 그렇듯이 그때는 힘들었는데 돌이켜보면 그것도 은혜였다는 것을 알게 되지 않을까요? 세상은 우리를 잊어버려도 우리 하나님은 우리를 잊지 않으시고 모든 순간을 마치 카메라로 담듯이 모든 인생을 품어주실 거라 봅니다.

한 해 마무리가 되면 교회 사진을 폴더에 정리를 합니다. 그러다 보면 교회를 개척했던 그때의 사진들을 다시 보게 됩니다. 함께 했던 사람들을 생각나게 하고, 어김없이 여러 가지 생각에 사무치게 됩니다. 조금만 더 참고 함께 수고하고 같은 길을 걸어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도 있고, 부족했던 저의 모습이라 미안한 생각도 듭니다. 사역의 모습을 오늘도 카메라로 다시 찍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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