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
- 작성자 : 신현우목사
- 25-11-28 21:41
손님들
오는 추수감사절이 포함된 한 주간은 초라한 집으로 방문하신 손님들이 있습니다. 작년 이맘때에 우리 집에 머문 Grace가 찾아왔습니다. 민준이의 동생이기도 하고 Grace와 어렸을 때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 지효가 샌안토니오에서 용기를 내어 왔습니다. 그리고 둘째 은식이가 대학교 친구 결혼식 참여차 어제 피닉스에서 내려왔습니다. 추수감사절에는 맥알렌에서 사역하시는 참사랑교회의 신동훈 목사님께서 사모님, 두 딸과 함께 하룻밤 주무시고 내려가십니다. 조용하던 곳에 사람의 향기가 가득해졌습니다. 다들 타지에서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기에 특별히 해줄 수 있는 것은 없고, 그동안 부지런히 배운 요리 솜씨로 이들의 마음을 녹여볼까 합니다.
추수감사 주간에 약속된 일정이 있어 괜스레 교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우리 중에는 아픈 가족을 돌보느라 여전히 인고의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혼자 적적한 시간을 보내는 분들도 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윷놀이라도 한판 할까, 생각했지만, 곧 다가올 송구영신예배로 양보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함께 모이자며 식사자리를 만들어 섬겨주시는 분들이 있으니, 저에게 위로가 되고, 또 감사가 가득하게 됩니다,
세상에 감사함이 참 많습니다만, 그중에 가장 귀한 감사는 사람에 대한 감사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 때문에 당하는 고난이 적지 않은데, 알고 보면 또 가장 큰 감사는 사람입니다. 자랑할 것 없는 교회인데 찾아오는 분들이 있어서 감사하고, 새로운 사람이 찾아오면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먼저 나서서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감사하고, 일반교회처럼 남전도회, 여전도회가 있는 것도 아니고, 구역별로 식사 준비나, 설거지, 뒷정리하는 것도 아닌데, 항상 누군가가 그 자리에 있어서 감사합니다. 주일이든 수요일이든 자신의 삶에도 정신이 없을 터인데도 마음을 다해 먹을 것을 가져오시는 분들이 있어서 또 감사합니다. 묵묵히 빈자리에서 교회를 섬겨주시니 한 해를 돌아보는 목사의 입장에서 감사의 눈물을 주체할 수 없게 됩니다.
알고 보면 모두 손님으로 왔다가 이젠 찐 가족이 되셨습니다.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이전에는 외인이었는데 이제는 약속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예배의 자리에서 우리 대신 “아멘”이라고 외치는 도운이를 모두 사랑해 주시는 모습에서 오랫동안 그리던 교회 공동체를 봅니다. 지지난 수요일, 예배드리고 전화받지 않는다고 집에서 쓰러졌는가? 걱정하며 꼭 가봐야 한다는 어머님의 얼굴에서 섬김의 감동을 봅니다. 비난하고 툭툭거리는 사람들이 있어도 그 모든 것을 스펀지처럼 다 받아주시는 공동체의 푸근함 속에서 예수님의 향기를 느낍니다. 우리 공동체 속에 더 많은 손님이 찾아오셔서 예수님의 가족으로 따뜻한 아랫목에 자리를 차지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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